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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다이어트

비오는 길: 7-1 코스 고근산

7-1스타트!

7-1코스는 도착지가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인데
7코스는 센터에서 시작한다
순서는 당연히 자유지만 나는 숙소 스케줄상 7-1코스먼저 돌기로 하였다.
전날 날씨를 확인했었을 때 비가 오기로 해서 아침에도 비가 오면 일정을 바꾸기로 했는데 웬일인지 비가 안 와서
안심하고 출발하였다

계단..힘들어
고근산 중간
잘 정리된 고근산 길
제주의 지형지물은 재밌는 이름이 많다

고근산? 왜 오름이 아니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화산활동으로 생긴 것만 오름이라고 부른단다
그렇다면 고근산은 오름보다 그 나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길을 걷다 보면 확실히 오름보다는 울창하고 길이 더 돌과 나무뿌리로? 이루어진 느낌이었다
오르막을 싫어하는 나한테도  확실히 우거진 산림이 확실하여 자연의 향기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트래킹하기 좋은길
고근산

그렇게 산책을 하듯 길을 걷고 있는데 문득 발걸음 멈춰 세웠다 뭔가 움직이나 싶더니 시커먼 게 불쑥 풀숲에서 튀어나왔다
그쪽에서는 나를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그것은 사슴이었다. 아마도 그리 크지 않은. 그런데 그 작은 사슴 뒤에 다른 사슴도 모습을 드러냈다
맞은편에서는 그보다 조금 커 보이는 사슴이 나를 알아채고도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진짜 조금씩 전진했다. 사슴들이 놀라지 않도록. 사슴들도 피하긴 했지만 도망은 안 가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어린사슴 두마리
당나귀인줄 알았다
머리에 뿔이 자라기 시작한 어린 사슴
보호자쯤 되보이는 사슴
정상에서 보는 제주 풍경

귀한경 험했다. 고근산 꼭대기에 올라서니 확 트인 조망과 7-1의 중간 스탬프가 나를 맞이해 주었다.
푹 쉬고 나서 길을 내려가는데 마침 산의 흙길에서 빠져나와 포장된 길로 나왔을 때이다.
순식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폭우였다 바로 판초를 뒤집어썼지만 세차게 내리는 비는 튕겨져 내 레깅스와 신발을 적셨다.
도대체 어떻게 그 길을 다 내려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

사진으로도 못남긴 하논 분화구

핸드폰도 보지 못한 채 내리막길을 달려 시내로 들어왔던 건 기억이 난다. 시내에서는 포기하고 뛰지도 않고 비를 맞으며 털레털레 종점으로 돌아온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