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킬로를 나는 너무 쉽게 보았던 것일까? 오르막도 없으니 걷는데 특화한 내 몸은 15킬로나 19킬로나
큰 차이를 못 느끼지 못하는 거 아닐까라고 느꼈는데 다행인지 아닌지 내 몸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았다.






처음 시작은 항상 그렇듯이 만만하게 출발했다. 오름이 없으면 너희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생각에 빠져 당당히 걸었다. 그러다 갑자기 화살표가 고개를 꺾어 바다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설마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돌무더기 해변에서 리본을 하나 더 발견했다. 길이랄까…
그곳은 길이라고 하기엔 너무 애매했다. 한눈에 보이지도 않고 화살표를 따라가야만 확인할 수 있었으며 되돌아가기도 중간에 빠져나가기도 힘들었다. 그냥 해변에 잇는 현무암을 몇 개 걸러내고 만든 것 같았다. 계속 접질리고 꺾이는 발목이었지만 중간에 빠져나갈 길도 없었다. 빠져나온 후에는 보통 걸음을 걸은 것보다 훨씬 피로했다. 두어 번 정도 이런 길이 있으니 4코스를 완주할 계획이라면 폴대와 장갑을 꼭 지참하시길 바란다.






중간에 시골 바닷가 마을도 지나쳤는데 그 특유의 조용함과 아기자기함에 나는 괜스레 확인이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마을을 빠져나와 중간스탬프도 찍고 이제부터는 해변도로길을 위주로 걸었다

한참을 해변도로길을 걸었다. 오후가 되면서 바뀌는 빛에 따라 바뀌는 바다가 매우 아름 다웠다. 하지만 반도 안 왔다는 사실에 좀 지쳐버렸다. 역시 19킬로구나… 반쯤 온 거 같은데 10킬로를 더걸 어야 했다. 생각만 해도 피곤했다. 이게 아버지가 말하는 매너리즘이었나.
어차피 몸도 지쳤고 핸드폰도 꺼져서 충전하는 김에 한 카페로 들어갔다. 내가 가기로 한 거면서 송한테 찡찡거리고 있었다.
나가 보니 해에 그늘이 좀 든 게 아마 그렇게 해가 질 거 같았다. 더 늦장 부리면 안 될 거 같아서 나는 발길을 재촉했다.



노을이 질 때 즈음 나는 올레 안내소 옆 간세 스탬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안내소 옆에는 여러 명의 외국인도 모여 있었는데 한 달 만에 올레길을 다 도는 게 목표란다. 멋있었다.
오늘 올레길의 평은 이러하다. 핸드폰 없이 올레길을 찾아서 종점에 가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가는 내내 신경이 곤두서있지 않으면 매번 리본을 확인하기도 어렵고 리본과 리본 사이의 간격도 너무 넓다.
그리고 폴대와 장갑은 꼭 챙기시고 발목이 잘 고정되는 밴드나 양말을 사용하는 게 어떨까 올레길 코스로는 좀 길고 어려우니
차를 타고 올레길을 달려봐도 좋을 듯하다.(올레길을 차로 가라는 말은 아니다)
'올레길 다이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냇물이 통과하는 길: 올레길 6코스 (0) | 2023.11.16 |
---|---|
바다옆길: 올레길 5코스 일주일의 소감은? (1) | 2023.11.15 |
여러 가지 길:올레길 3-B 코스 해안길 (2) | 2023.11.12 |
바람부는 길: 올레길 코스 2, 대수산봉과 혼인지 (0) | 2023.11.10 |
조용한 길: 우도한바퀴 (1) | 2023.11.09 |